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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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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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idential

157 ㎡

Yatap, Tapmaeul 8 APT, Seoul

December, 2021

JJSSBROS

17PY TYPE APT.

1기 신도시인 분당의 초입에 위치한 야탑 8단지는 소형 평형대로 구성된 복도식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양 끝단, 복도의 맨 끝인 1호와 마지막 호는 다른 집들보다 복도 너비만큼 더 넓은 프리이엄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진행한 집이 바로 이 프리미엄을 앉고있는 집입니다. 그 프리미엄은 안방의 창이 아파트의 편복도 쪽이 아닌 외부를 향해 바로 열려 프라이버시가 비교적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비교적인 장점 말고는 태생적인 한계 도한 앉고 있습니다. 현재에 비해 거주의 질보다는 양을 우선하던 시대의 분위기 때문이겠지요. 19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 특히 소형평수는 Kitchen + Dining 공간의 분리가 너무나 열악합니다. 인테리어의 노화도를 떠나 구조적으로 어정쩡한 이 집의 식탁공간을 큰 문제로 인식하고 설계를 시작했습니다. 비록 1인~2인가구라도 말이죠. 인테리어를 건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주요한 과제입니다.

공사 전 기본 평면도
공사 전 기본 평면도
최종 평면도
최종 평면도

1-2인 가구에게 필요한 주거 공간

클라이언트 여러 요청사항 중 한가지는 주방의 레이아웃 이었습니다.

신혼 부부인 클라이언트 두 분은 직접 식사를 준비하며 주방을 사용하는 시간이 많다고 합니다. 기존에 사용하시던 주방은 식탁과 떨어져 있어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식탁에 앉아있는 배우자와 소통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더욱이 음식준비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벽만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에 무료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새로운 공간에서는 이런 상황은 개선하고자 여러 방법을 고민 해 보았습니다.


1. 가능한 싱크대의 길이가 길어져 요리를 준비할 공간이 넉넉할 것.

2. 주방에서 바깥을 조망하거나 거실을 바라볼 수 있는 구조일 것.

3. 음식을 준비하는 공간과 식사하는 공간 사이에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일 것.


식탁을 주방과 가깝게 두며 위 세가지 조건을 만족시기 위해 계획 초반 주방 레이아웃을 고민했습니다. 한정적인 주방 폭 안에서 일정크기의 식탁이 포함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음을 느꼈고, 뒷 발코니까지 싱크대를 확장하는 것이 미관적으로는 보기 좋을 것 같았지만 급배수와 같은 설비 비용이 증가하면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닌 것으로 검토하게 되었죠.

주방과 식탁을 멋진 포토존으로 만들고 싶은 우리에게 답은 의외로 간단한 방법으로 정해졌습니다. 바로 식탁을 거실로 옮기는 것이죠. 좌우 폭이 절대적으로 넓은 거실로 식탁이 옮겨가는 순간 골라놓은 식탁은 자신의 자리를 찾은 듯 너무나 편안한 비례를 찾았고, 덕분에 주방의 싱크 공간은 'ㄷ'자 구조로 넓은 요리공간과 함께 거실과 그 너머의 창을 향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덤으로 발코니 뒷공간까지 생겨 세탁기를 비롯해 여러 살림살이를 잘 쌓아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형 평형의 애매한 주방은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소형 평형의 애매한 주방은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어쨌든 깔끔한 주방은 필요합니다.

소형가구 대부분이 밀키트와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챙기더라도 깔끔한 주방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잠실을 지나칠때마다 언제나 멋진 자태를 보여주는 파크리오 아파트의 준공년도가 2008년도니 어느덧 15년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내부를 보니 그 세월이 느껴집니다. 점잖은 우드필름과 몰딩, 색바랜 강마루에서 그 세월을 한번 느끼고, 확장되지 않은 발코니들과 장판이 깔려있는 각 방의 모습에서 이제는 단장을 새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 집니다.



[Before] 현관에서 바라 본 기존 현장

[Before] 화장실 문을 열면 바로 주방이 있는 기존 공간 


좁을수록 나누고, 나눌수록 커지는 것.

수납공간

주방에 맞춘 가구가 '키친핏'이라면, 내 삶에 맞춘 주방은 '라이프 핏'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주방 살림은 각자의 손에 익은 자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수납하는 방법, 필요한 식기, 그에 따른 공간, 손에 닫는 높이까지.

아파트가 그 크기에 따라 숫자로 일관되게 표현된다고는 해도 그 안에서 생활하는 각자의 취향과 삶의 방식은 각양각색입니다. 그렇기에 내 손에, 내 마음에 맞는 색과, 질감과, 크기, 위치는 다 다를 수 밖에 없죠.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결정 한 만큼 클라이언트 분들에게 흡족한 공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Before] 수납이 부족한 소형 평형 아파트의 모습


90년대생 아파트, 2022년에 사용하기

시대마다 필요로 하는 공간의 쓰임새가 있습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지금처럼 다양한 크기로 발전하지 않았던 90년대에는 세탁기를 위한 실이 별도로 필요했죠.

보통은 발코니가 세탁과 건조를 위한 공간으로 그 역할을 맡았고, 탑마을 8단지와같이 세탁기를 위한 별도의 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도 드럼세탁기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빌트인으로 비교적 소형화된 가전기기를 활용하면 공간을 보다 더 콤팩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도권의 아파트가 평당 4000~5000 이상 가는 걸 고려해본다면 가전기기로 1평을 줄이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