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DO ESCAPE는 제주도 북동쪽 조용한 마을에 위치해 있어요. 마을이 너무 조용해서 가만히 귀기울이면 새소리, 벌레소리, 바람소리 하나하나 다 들릴 정도로 편안한 마을이었죠. 바닷가 마을 안자락에 위치해서 큰 바람이나 관광객들의 시끄러운 소리도 없었어요. 일상에서 벗어나서 숨기에 딱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마을 안쪽으로 들어오면 마름모 모양의 대지에 남북 방향으로 안거리와 밖거리가 위치해 있어요. 마을에서 가장 어르신이 사셨다고 주민분들이 말씀하셨는데 철거할 때 마룻대에 적힌 상량문구를 보니 100년이나..+_+b

주변 건물들과 달리 예전의 축을 가지고 있는 모습에 색다른 공간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계획을 시작했습니다.

도로에 면해있는 공간은 이용객들을 위한 주차공간으로 사용하면서 진입공간과 서로 다른 이용객들의 시선을 어떻게 분리하면 좋을까 고민했죠. 같은 일행이 두 채를 모두 사용할 때 Public한 공간 역시 필요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첫 번째 조닝으로 선택은 되었지만, 대지형태가 가지는 선들을 활용한 다양한 외부공간의 모습이 아쉽긴 했습니다.

독립적으로 사용할 때 내부 활용성 및 배수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증축은 필요했습니다. 안거리는 화장실, 밖거리는 화장실과 출입구 부분을 증축 대상으로 고려했습니다.

조닝과 외부공간, 개략적인 평면 계획이 정리된 후, 정확한 실측을 위해 1차 철거를 진행했습니다.

오래된 집엔... 정말 많은것들이 있더군요...
영화에서만 보던 희귀한 생물들이 참 많았어요;;;

밖거리에 비해 상태가 꽤 괜찮았던 안거리 모습입니다.

밖거리는 부엌 부분에 화재가 있었나 봅니다. 한쪽의 서까래는 거의 소실되어 추후에 새로 구해야했죠.(다른 구옥 철거 현장에서 어렵게 구했답니다.)

역시 철거는 장비가 최고네요. 기존 땅 속에 묻혀있던 현무암들이 엄청납니다. 그래도 반듯한 모양의 자연석들이라 대부분 내부 돌담에 사용되었습니다.

시원합니다.
내부 상세 실측을 진행합니다. 역시 오래된 돌집이어서 삐뚤빼뚤합니다. 최대한의 면적 확보를 위해 오랜시간 실측을 진행합니다.

미리 읍사무소에 석면철거신청을 해놓은 상태여서 다음날 바로 지붕철거를 진행합니다. 우주복을 입으신 분들이 가림막을 치고 안전하게 철거를 시작합니다.

포장 완료.

대부분의 오래된 제주 돌집들은 초가의 형태에서 구조재를 덧대어 석면지붕을 덧씌운 형태들입니다.
지붕을 철거하고, 상세한 외부 실측을 진행합니다.


*제주 주민들은 육지 사람들이 넘어와서 공사하는걸 아주 반겨주십니다. (주변 어르신들이 모두 환영해 주셔서 민원 하나 없이 끝낼 수 있었죠. 경운기레이서 할아버지, 흑돼지농장 할아버지, 하도리 개아방 할아버지 모두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