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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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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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102/658 ㎡

Shinchang, Jeju

January, 2019

Seonsu Lee of JJSSBROS

3rd PERSON

바다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제주도 협재에서 남쪽으로 8km 정도 해안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조용한 마을이 나온다. 자전거 종주길 종착지가 있어 자전거를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알려진, 하지만 아직은 관광객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제주의 바다를 즐기기 좋은 동네, 신창리.


신창리 포구 근처에 40년된 구옥을 고쳐 바다가 내다보이는 장소에서 커피를 한잔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클라이언트와 함께 많은 고민을 했다. 왜 굳이 바닷가에 카페를 만들어야할까. 바다란 무엇이고, 커피란 무엇이길래. 두가지의 공통점은 피곤한 일상에서 잠시 쉬었다가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었다. 도심의 빡빡한 생활을 피해 잠시 제주도의 바다를 찾고, 바다를 찾을 시간이 없는 일상에서는 커피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쉬어감. 그 막연하고 당연한 의미의 단어를 쉽게 표현하면 '멍때리기' 였다. 물론 그 말을 있어보이도록 해야 할 것같아서 '3인칭관찰자시점'이라는 제목을 찾게 되었다.


바다에서, 커피를 한잔하며 멍때릴 수 있는 공간. 멍때리며 바다가, 커피가, 제주도가, 이곳에 원래부터 있던 집이 은연중에 온전히 느껴질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가 되었다.


멍때리려면 내 정신을 유체이탈시켜서 내 일을 남일 보듯 잠시 멀리해야하니 3인칭관찰자시점이 적당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또한 오만 잡상들이 반복적으로 머리에 떠다니니 하나에 집중할 수 없고, 나도 모르는 허공에 한점을 찍고 초점을 잃어가며 잠시 생각을 지우는 과정. 멍때리기. 그 과정에서의 반복과 동심원의 한점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삼았다. 구옥 지붕의 서까래 아래로 벽선반들과 파티션의 창살들이 계속적으로 반복된다. 막힌것인지 뚫린것인지 모르게 모호한 상태를 유지하며. 또한 바다가 보이는 밖거리는 온전히 바다를 향해 창을 열어주고, 마당이 보이는 안거리의 좌석은 중심에 한 점을 찍어 방사형으로 배치했다. 편안한 극장의자에 앉아 마당을 바라보기도, 조명을 바라보기도하며 초점을 잃기만 하면 된다. 커피를 내려놓으며 무심코 사이드테이블을 바라보면 거울로 된 상판에 천장의 모습이 담겨 40년이 넘은 이 집의 분위기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조금은 무식해서 용감하게 진행했던, 많은 고민과 정성을 쏟은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온전한 휴식을 즐기길 바란다.